[서울 자전거길 리뷰_첫번째] 도림천 자전거길_02

  • 작성자 네오트레이스
  • 날짜 2018-02-05 16: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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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전거길 리뷰_첫번째

도림천 자전거길
- 02 -

도림천 자전거도로의 특징

도림천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강의 흐름 방향 왼쪽에만 조성되어 있다. 이따금 이를 인지하지 못 하고 일반 산책로에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잘 살펴서 다른 보행자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간 대부분이 기둥이 떠받친 자동차도로 밑으로 터널처럼 형성되어 있다. 이 모습이야말로 도림천 고유의 모습이자 다른 하천 자전거도로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도림천이 생태하천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지역 교통망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합의한 결과물로 보인다. 처음에는 흉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모든 구간을 주행해보면 고유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마치 80-90년대에 인기 많았던 디스토피아 장르 창작물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의 모습 같은 느낌이 든다. 반복되는 콘크리트 기둥과 터널 그리고 대조적 분위기의 생태공원이 계속 교차되는 모습을 보며 달리다보면 잠시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든다.

거기에 더해 전 구간에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동안 무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와 이질감을 더해준다. 볼레로를 들으며 콘크리트 기둥으로 가득한 터널을 달리는 기분은 나름의 멋이 있다.
뒤집어 생각하면 생명의 활기가 넘치는 하천의 모습을 기대한 라이더들에겐 전혀 기대와는 다른 모습을 갖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구간 – 고시촌

발원지인 관악산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서림동, 대학동, 삼성동이 한데서 만나는 고시촌에서 첫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다. 반대 방향이라면 이곳이 종착지다. 고시촌은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 각종 맛집, 카페를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부담으로 즐길 수 있다. 최근 관악구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젊은 층이 이곳으로 입주를 많이 해온다. 만약 이곳에 지인이 있어 약속 차 자전거를 타고 온다면 한강에서 이곳까지 이어지는 도림천 코스를 모두 끝내고 식욕이 왕성해진 채로 자전거에서 내리는 것을 추천한다.

두 번째 구간 - 신림역과 순대타운

2호선에 자전거를 싣고 (정해진 시간만 가능) 다른 지역에서 점프하거나 고시촌, 한강 양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관악구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인 신림역 주변에 도림천 지류가 형성되어있어 접근하기 좋다.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순대타운이 근처에 있어 페달을 밟느랴 텅 빈 배를 채우기 좋다. 다만 술안주로 적절한 음식이라 음주의 유혹을 이기지 못 한다면 꼼짝없이 자전거를 어딘가에 메어두고 집에 돌아가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세 번째 구간 신대방역 – 신도림역

이 구간은 정확히 서울 지하철 2호선과 노선을 같이 하는 구간이다. 라이더의 머리 위로 지하철 그리고 자동차들이 지나는 곳으로 앞서 설명한 콘크리트 터널의 미학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구청에서 24시간 스피커로 방송해주는 클래식을 들으며 8090 디스토피아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의 마음으로 콘크리트 동굴을 통과해보자. 계속 지나가다보면 신도림역에 닿게 되고 곧 안양천에 합류, 한강을 향하게 된다.

도림천을 따라 설치된 공공자전거 따릉이

개인자전거 사용이 부담스럽다면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훌륭한 대안이 된다. 17년 하반기에 도림천을 따라 거의 모든 구간에 따릉이 설치가 완료되어 도림천으로 들어오거나 혹은 반대로 나갈 때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자전거도로 옆이 아닌 각 하천마다 놓인 통행교 위에 설치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여전히 도림천은 장마가 지면 수위가 높아지는 하천이기 때문에 민감한 전자장비는 강변에 있을 수 없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한강 공원 내에도 따릉이 대여소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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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훈

자전거 타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깁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순위 50위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