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 자전거길 리뷰_세번째] 한강공원 서북단_행주산성 초계국수거리로 가는 길_02

  • 작성자 네오트레이스
  • 날짜 2017-11-14 0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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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근교 자전거길 리뷰_세번째


[한강공원 서북단_행주산성

초계국수거리로 가는 길_02]

 

한강공원 자전거길 개요

한강공원 자전거길 개요 한강공원을 따라 펼쳐진 자전거길은 각각 남단과 북단 모두를 꼼꼼히 잇고 있다. 뚝섬, 반포, 난지, 여의도, 이촌 등 강변 마다 조성된 모든 공원을 지나는 것은 물론 거의 대부분의 다리의 남북단과 통한다. 또 진행방향 곳곳에 시내와 이어진 통로가 많아 접근하기 편리하다. 이 모든 구간이 일부를 제외하곤 보행자 통로와 명확히 구분 되어 있기 때문에 교통에 막힘이 없다. 따라서 한강에 인접한 구역을 동-서 또는 서-동 방향으로 횡단 할 때는 운동이나 여가 목적이 아닌 순수 교통 수단으로서도 자전거는 괜찮은 편이다. 러시아워로 꽉 막힌 도로 옆을 자전거로 빠르게 지나보는 것은 자전거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라도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인생의 진귀한 경험이다.

행주산성으로 가는 서북단 방면 코스

행주산성 부근 초계국수 거리로 가기 위해서는 한강공원의 서북단 지역을 지나야 한다. 서울의 지리적 중심 부분에 위치한 용산을 기점으로 생각해보면 노들섬을 지나는 한강대교 북단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곳이 해당될 것이다. 용산역에서 좁은 골목을 지나 한강철교 옆으로 새어 나온 조그마한 육교를 따라 한강공원에 나와 라이딩을 시작하면 바로 63빌딩이 건너편에 보인다. 망원한강공원에 닿기 전까지는 이렇다할 큰 공터나 공간을 만나진 않고 작은 쉼터와 가로수만 길 옆으로 지나간다. 그렇게 원효대교, 마포대교, 서강대교, 양화대교 밑을 차례로 지나면 망원한강공원에 닿을 수 있다. 

여기까지 오면 슬슬 힘이 들기 시작하는데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수도 있는, 한강을 배경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등장인물들의 기분에 이입할 수 있다. 괴물에게 납치된 주인공 현서의 가족들이 그녀를 찾기 위해 온 한강바닥을 누비며 겪었을 고생이 지금 내 허벅지의 고통과 비슷할까 싶다. 마침 라이딩 초반에 영화 속 문제의 장소인 원효대교 북단에 닿을 수 있다. 그렇다고 호기심에 하수구에 들어가진 말자. 위험하고 불법이다.

 원효대교는 특이하게도 서울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다리로서 국내 최초로 독일의 디비닥 공법 및 프리 캔틸레버 공법으로 건설된 구조물이라고 한다. 해당 공법에 따라 만들어진 ‘V’자 모양의 특이한 아치도 그렇고 거대한 하수구가 바로 통하는 모습이 기존 다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산으로서 가치도 있고 영화의 소재로도 적절했던 모양이다. 봉준호 감독의 최근작 <옥자>에서도 이 공간을 다시 멋있게 활용하는 장면이 나오니 한 번 여유가 된다면 확인해보자.

 양화대교까지 지나고 나면 선유도공원을 왼쪽 시야에 끼고 망원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직선도로에 접어든다. 이때 고개를 돌려 왼쪽 멀리 끝부분, 성산대교 남단 아래를 보면 2002년 월드컵 당시 설치된 월드컵 분수대를 볼 수 있다. 요즘에도 여름에 가끔 가동하는데 한 번 물을 뿜으면 수면에서 수십m 가량 물기둥이 치솟아 오른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좀 더 전진하면 이제 홍제천과 갈라지는 지점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길을 헷갈리지 말고 진행 방향 그대로 가야한다. 차후 리뷰에서도 다루겠지만 홍제천 자전거길 또한 한강의 지류에 조성된 자전거길 중 조성 상태가 우수한 길이다. 개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명칭이 홍제천에서 불광천으로 바뀌고 6호선 응암역까지 이어진다. 그 위로는 복개구간이라 더 이상 눈으로는 볼 수 없다. 6호선 노선과 방향을 맞추어 놓기도 했고 그 길이가 상당히 길고 자전거길과 함께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은평구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이제 난지한강공원을 달려보자. 서울의 쓰레기 섬이었으나 이제는 많은 나들이객들이 찾는 공원으로 변신한 하늘, 노을 공원 앞에 놓인 곧게 뻗은 길을 지나면 가양대교가 나온다. 가양대교를 넘어서면 행주산성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오며 행정구역이 경기도로 바뀐다

이제 길은 강변을 따라 자란 갈대밭 사이로 여러 갈래로 갈린다. 신경 써서 주행하지 않으면 막다른 길로 가버릴 수 있으니 안내 표지판들을 잘 살피며 전진하자. 날이 좋을 때는 이곳도 자전거 통행량이 많아 앞사람들만 따라가면 십중팔구 무사히 넘길 수는 있으나 그렇지 않을 때는 정말 조심해야한다. 이 갈대밭은 고양대덕생태공원으로 봄, 여름 외에는 갈대 외에도 다양한 동식물이 우글거리며 넘치는 생명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공원 끝에 다다르면 한강의 작은 지류가 등장하고 길은 지류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급회전한다. 회전을 마치고 몇십 미터만 더 전진하면 우리의 목적지, 행주산성 밑 초계국수 거리에 닿게 된다. 해당 거리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하나 놓여있으며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전진하면 농로를 따라가다 고양시 쪽 자전거길과 만나게 된다. 길 이름은 평화누리 자전거길이며 고양시 곳곳에 구석구석 퍼져 있는 길이다. 도보길로도 놓여 있어 이 지역을 찾는 많은 나들이객들에게 사랑받는 길이다. 고양시 자전거길 또한 추후 리뷰에 다뤄보겠으나 도농혼합지역의 ‘도시도 아니고 농촌도 아닌 애매한 풍경’에 취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좋아할 구간이 아주 많은 특이한 자전거길이다.

갈림길에서 조심조심 신호등을 건너 굴다리 밑을 지나면 초계국수거리이다. 대부분 가격도 저렴한데다 자전거객들의 방문을 염두에 둔 듯 식당마다 자전거 거치대, 주차공간을 마련한 것이 참으로 이색적인 풍경이다. 심지어 식당 안에 자전거 용품점을 갖춘 곳도 있다. 다만 남한강, 북한강 자전거길과는 달리 어느 곳에서 출발해 이곳에 왔건 왔던 길을 그대로 교통수단으로 되돌아갈 길이 다소 먹먹한 곳이므로 음주는 자제하도록 하자.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경의중앙선 능곡이나 행신역인데 2~3km는 떨어진 곳이고 인도나 차선 바깥을 이용해 주행해서 가야하기 때문에 술 앞에는 장사 없다. 부디 술은 귀가 후 목욕재계한 뒤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즐기도록 하자. 도로에서는 비주류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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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훈

자전거 타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깁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순위 50위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