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전거길 리뷰_두번째] 중랑천 자전거길_03
- 작성자 네오트레이스
- 날짜 2018-03-15 07: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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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리뷰 3 – 살곶이다리
회전교차로를 지나 중랑천 쪽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살곶이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변 공원을 우회해 지하철 차량기지 앞 다리를 건너 중랑천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살곶이다리는 자전거길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문화유산이고, 직접 원래 그 목적대로 이용해볼 수 있는 문화재이자 건축물이란 점이 굉장히 특이하다. 한 번쯤 관심 갖고 공부하면 더 재밌는 라이딩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다리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우선 다리는 조선 정종과 태종이 이 부근에 매사냥 때문에 행차할 일이 많아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돌다리 형태가 아니었다. 태종 사후에는 더 이상 행차가 없어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을 뻔 했지만 주변 백성들의 이용이 잦아져 다시 그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결국, 성종 대에 이르러 튼튼한 돌다리로 완성되었다. 서울 시내 청계천의 다리 등 동시대 조선의 장석판교(長石板橋) 중 가장 큰 규모였으며 오랫동안 그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일제 강점기에 홍수로 일부가 유실되었고 부근에 성수교가 새로 놓이자 방치되었다.
1972년에 비로소 복구가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 한강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보수 사업이 이루어져 강폭이 원래보다 넓어져 콘크리트제 다리를 부족한 부분에 더 추가했다. 2009년에는 성동구청에서 원래 모습을 복원하고자 하는 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72년 공사의 흔적으로 다리 전체를 조망하면 일부분이 다소 어색하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수레조차 잘 쓰이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이동생활이 대략 짐작될 정도로 돌이 울퉁불퉁하다.
따라서 이 다리를 통해 성동구 쪽으로 건넌다면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이동해야 한다. 또 다리 양쪽에 난간이 없는 것까지 고증해 놓았으니 안전에 더욱 신경 써야한다. 라이딩이 아니더라도 산책길에 주변 장애물은 도통 신경 쓰지 않는 친구와 동행한다면 주의하자. 겨울보다는 강변에 수풀이 우거진 다른 계절에 정취가 더 특별 하다.
코스리뷰 3 – 시간과 정신의 길
살곶이다리를 건넌 이후로는 의정부까지 곧게 뻗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군자교, 중랑교 등 서울 동북부 권역 양쪽을 잇는 다리들이 계속 등장하고 길에는 어떠한 변수도 없다. 의정부와 서울의 경계에 놓인 도봉산과 봉화산이 조금씩 커지듯 다가오는 느낌은 좋다. 겨울에는 산에 눈이 쌓인 모습이 보여 입체감이 더해진다.
그러나 이런 느낌도 잠시, 코스가 워낙 단조롭다 보니 무념무상, 시간과 정신의 방에 갇힌 느낌으로 계속 페달만 돌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무언가 듣거나 (이어폰이 아닌 스피커) 입으로 흥얼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추운 날씨에는 그 마저 방전이 잦아 불가능하다.

“자전거 타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깁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순위 50위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