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전거길 리뷰_두번째] 중랑천 자전거길_04
- 작성자 네오트레이스
- 날짜 2018-03-20 06: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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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부대찌개 마무리
서울에서 의정부 방향으로 출발했다면, 이왕 끌고 나온 자전거로 좀 더 좋은 경험을 쌓아 집에 돌아가고 싶다면 1호선 도봉산역 부근 서울시 경계에서 조금만 힘을 더 내어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를 찾아보길 권한다. 도봉산역에서 무거운 철제 공공자전거 따릉이 기준으로 딱 20분 걸린다.
부대찌개는 주변 미군 부대에서 나온 음식을 활용해 만든 찌개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의정부 대표 음식이다. 한국사의 어두운 그늘에서 나타난 음식이지만 그 맛은 어둡지 않아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다. 부대찌개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 맵고 짜고 몸에는 안 좋지만, 맛은 좋은 재료가 가득해 자전거로 지친 몸을 달래기엔 제격이다.
의정부역 주변에 아예 부대찌개 거리가 조성되어있다. 원조로 알려진 곳은 2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허기숙네 오뎅식당’인데 유명한 음식만화 <식객>에도 소개될 정도. 취재 당일 이곳에서 식사했다. 맛은 다른 보통 찌갯집과 다름이 없으나 햄만큼은 미군에 납품되는 스팸과 비슷한 것으로 사용했다는 소문답게 특이한 맛이 났다. 어쩌면 이 특이한 맛이 원조일지도 모르겠다.
스팸은 2차 대전 당시 사기진작 목적으로 싼값에 풍부한 고기를 군인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선택되었고 그 효용이 좋아 제 1세계 곳곳에 구호물자로 뿌려졌다. 그만큼 고열량에 조미료가 많아 고급진 음식으로는 취급받지 못 했지만 ‘단짠’ 식단에 어울리는 쌀이 주식인 한국인 입맛에는 안성맞춤이었던 것.
ㅍ옆자리에서 식사하시는 어르신이 한 분 계셨는데 나이가 많아 보이셨고 어쩌면 한국전쟁과 가까운 시기에, 정말 원조에 가까운 부대찌개를 드셔보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날씨에 30km가 넘는 길을 자전거로 타고 난 뒤 먹는 부대찌개는 특별했다. 운동 효과는 전혀 없겠지만 부른 배와 함께 따뜻한 난방이 나오는 지하철 의자에 앉아 집에 돌아갈 때는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총론
중랑천 자전거길은 부대찌개 혹은 한강자전거길로의 합류가 목적이 아니라면 주변 지역 거주 주민이 아니고서는 특별히 시간을 내어 찾아올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산과 언덕투성이 서울 시내를 자전거로 누빌 때 유용한 것은 사실이니 목적에 맞게 잘 이용해보자.

“자전거 타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깁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순위 50위가 목표입니다.”
- 참조 - Flickr / Wikemedia_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