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전거길 리뷰_세번째] 불광천 자전거길_03

  • 작성자 네오트레이스
  • 날짜 2018-03-31 08: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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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전거길 리뷰_세번째

불광천 자전거길
-03-

나들이철을 조심해야하는 짧고 좁은 코스 

불광천은 원래 한강에서 바로 갈라져 나온 지류였지만 하천 정비 이후 가까운 곳에 흐르는 홍제천으로 먼저 합류한 후, 한강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이렇게 다른 하천에 한 번 합쳐진 뒤 본류로 삼은 강에 흘러 들어가는 하천은 제2지류, 바로 합류하는 경우는 제1지류라고 부른다. 

원길이는 9.21km 정도인데 서울지하철 6호선 응암역 신사오거리부터 복개되어있어 실제 다녀볼 수 있는 길이는 짧다. 전 구간에 걸쳐 자전거 코스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폭이 굉장히 좁다. 원래 하천 폭도 큰 편이 아닌데 산책로가 양쪽에 조성되고, 그 양쪽 모두 보행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양분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2월 끝자락에 찾아 촬영한 사진에서도 사람들로 붐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월에는 벚꽃 축제가 열리고, 주변 3구 (은평, 서대문, 마포)는 인구도 많은 곳이라 날씨 좋은 나들이 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길은 짧고 평탄해 경사로라 부를 곳이 거의 없지만 좁은 폭과 나들이객들을 조심해야하므로 처음 자전거를 배웠거나, 누군가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 길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조망권 보장해드립니다. 

북쪽을 향해 달리는 경우라면, DMC 역 부근을 통과한 후부터는 지평선에 웅장한 북한산 자락을 보며 페달을 밟을 수 있다. 촬영 당시 날씨가 흐리고 미세먼지의 습격도 겹쳐 잘 나오지 않았지만, 산의 남쪽 사면이 원경을 거의 채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 온 다음 맑게 갠 날 등 날씨가 양호한 시간대에는 풍경이 굉장히 멋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주의구간, 홍제천 합류지점

한강으로 나가는 길이라면 상관없지만, 한강에서 들어올 경우 홍제천과 합류하는 구간을 주의해야 한다. 방향 감각을 헷갈리면 사진 속 합류 지점에서 홍제천 혹은 불광천으로 잘못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헷갈린다면 홍제천은 항상 머리 위에 고가도로가 같이 달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자료에 따르면 원래는 합류 지점에 다리는커녕 징검다리도 제대로 놓여있지 않아 주민들이 끈질기게 민원을 넣어 차례로 두 다리 모두 완성했다고 한다. 앞서 서술했듯 불광천은 정비사업 도중 물줄기를 바꾸어 홍제천과 강제로 합류시킨 하천이기 때문에 공사과정에서 이런 미비한 점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볼거리

하천 자체 볼거리로는 두 개의 아치가 닿을 듯 말 듯 스치게끔 설계한 해 담는 다리와 그 다리 위에서 보는 북한산 풍경이 으뜸이다. 다리 자체도 아름답지만, 위에 올라서면 앞서 말한 북한산의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다리 자체도 아름답지만, 위에 올라서면 앞서 말한 북한산의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밤에는 다리에 설치된 150개 조명이 꽤 훌륭한 야경을 만들어낸다. 

강가에는 작은 도서관, 만화 도서관 등이 있어 나들이철에 잠시 책을 빌려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다. 자전거가 없다면 증산교, 새절역 주변에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설치되어있다. 

주변 지역 볼거리로는 한강 합류 지점을 기준 삼으면 난지한강공원, 마포문화비축기지, 월드컵공원 등이 있다. 쓰레기 섬에서 공원으로 탈바꿈한 난지한강공원은 서울 서쪽의 유명한 관광명소이니 따로 글을 써야 할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다.

 한강공원에서 라이딩을 끝낸 뒤 치맥을 뜯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조금 번뇌의 시간을 들여 노을공원, 하늘공원으로 등반을 마치면 서울을 서쪽에서 바라본 풍경을 멋지게 사진에 담아낼 수도 있다.

하천 합류 후 거의 바로 닿을 수 있는 마포문화비축기지는 원래 석유를 비축하던 국가기밀시설이었지만 폐쇄 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전 국민이 일정기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석유를 비밀스럽게 저장하던 시설이었던 만큼 그 모습이 미학적으로 심히 특이하다. 첩보영화 속 비밀기지에 놀러온 느낌이 나쁘지 않다는 평이 많다. 저장고 내부 공간 자체도 볼 거리지만 이곳을 무대 삼아 여러 문화 행사가 열리니 인터넷으로 안내되는 여러 스케줄을 참고해 찾으면 나쁘지 않다. 

지하철 6호선과 중앙선이 근처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다만 건너편 월드컵 경기장 부대시설 외에는 편의시설을 찾기 어려우니 주의하자. 기지 입구에는 마치 딱 여기에서 내리라는 듯, 따릉이 대여소가 위치해있다. 꼭 자전거로도 한 번 찾아오라는 듯한 메시지가 담긴 것 같아 자전거를 자주 타는 사람들에게는 꽤 반가운 모습이다.

추월 시 벨을 울립시다. 

겨울철은 자전거가 인기 없는 계절이고, 동시에 도로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시기여서 라이딩 하기엔 참 편했다. 하지만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듯, 여전히 자전거도로 위 매너는 자동차도로에 비해 열악한 편이고, 기온이 오르고 사람들이 늘어나며 다시 한 번 그 위험성이 확인되고 있다. 촬영 당일도 수많은 라이더들이 필자 앞을 추월해 지나갔는데 벨을 울려준 분은 단 두 분이었다.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라이더 여러분 모두 추월 시에는 벨을 울려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며 글을 맺는다.

저자 이미지
조남훈

자전거 타고 그림 그리는 것을 즐깁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순위 50위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