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인가 기술적 도핑인가 [BREAKING 2]

  • 작성자 네오트레이스
  • 날짜 2017-08-02 08: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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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인가 기술적 도핑인가

@ 출처 - nike.com

지난 5월 페라리의 성지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몬차 서킷에서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4개의 직선과 5개의 고속 코너로 이루어진 이 서킷은 평탄한 노면으로 되어 있어 스피드를 내기에 아주 적합한 곳인데요. 이 날 몬차 서킷을 달렸던 것은 F1 머신이 아닌 리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일리우드 킵초게'를 포함한 세 명의 마라토너였습니다.

@ 출처 - Nike.com

이들이 이 서킷에 모인 이유는 나이키의 브레이킹2 프로젝트(Breaking2 Project) 때문이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인류의 꿈과도 같은 마라톤 2시간의 벽을 깨기 위한 도전이었습니다.

@ 출처 - nike.com

생리학자 마이클 조이너(Michael Joyner)는 최대산소섭취량과 젖산 역치(*주 – 혈액과 근육에 젖산이 쌓이는 시점) 그리고 경제적 달리기의 세 요소가 최대치로 발휘되었을 때 인간은 1시간57분58초로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요. 나이키는 이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투입하여 7개월 간 훈련을 거쳐 이 서킷에서 그 성과를 보여주려 했던 것입니다.

@ 출처 - nike.com

결과적으로 일리우드 킵초게는 2시간의 벽을 깨지 못했지만 데니스 키메토가 가지고 있던 '2시간257초’의 세계 기록을 무려 232초나 단축 시킨 2시간 26초의 비공인 세계 기록을 세웠습니다.

@ 출처 - nike.com

다만 이런 기록을 낼 수 있기까지는 다양한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평탄한 노면의 서킷과 무풍에 가까웠던 바람 그리고 마라톤에 최적화된 8~12도의 온도가 필요했지요. 추가로 나이키에서 제작한 특별한 운동화가 더해졌는데 이 운동화는 탄소 섬유판이 적용되어 있어서 착지 후 내딛는 힘을 13% 정도 높여 주는 획기적인 제품이었습니다.

@ 출처 - nike.com

문제는 이 신발을 신고 뛰는 선수는 1~1.5% 내리막길을 계속 뛰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이 운동화는 퇴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마치 2008년 수많은 기록을 쏟아냈던 전신수영복과 같이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이 아닌 단지 기록을 내기 위한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출처 - nike.com

사실 지금까지도 선수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기구들에는 불평등이 존재해왔습니다. 단지 이 운동화가 도핑에 가까운 능력을 지녔을 뿐이죠! 어디까지가 인간의 영역이며 어느 수준까지 과학 기술의 서포트를 허용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스포츠라는 것이 인간의 능력을 겨루는 것이 아닌 기술의 우위를 뽐내는 장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